전통문화 속의 수학 콘텐츠
손대원 (진주외고 수석교사)

2017-05-21     경남일보
2016년 수학문화관 조성사업에 전국에서 도교육청으로는 유일하게 경남교육청이 선정되면서 전통문화관련 수학 콘텐츠를 주위의 선생님들과 함께 개발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윷놀이, 고누놀이와 칠교놀이, 쌍육놀이, 저포놀이 등 수학적 개념이 활용된 전통 놀이수학만 있는 줄 알았지만 자료를 찾으면서 우리만의 수학역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BS 다큐멘터리와 전통수학문화 관련 책에 소개된 홍정하, 이상혁, 이상설, 이임학, 경선징, 최석정, 홍대용, 황윤석, 남병길 등의 선배 수학자들을 통해 우리 조선에도 서양의 베르누이 집안보다도 뛰어난 수학자 집안이 있었고 양반과 중인이라는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는 교류도 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원의 넓이가 πr² 이라는 공식은 아니지만 원둘레 길이의 반과 반지름의 길이를 곱한 값이라고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 오늘날 우리의 수학교육과정과 닮은 내용을 보면서 놀라기도 하였다.

한국의 근대수학은 구한말 이후 일본을 통해서 들어왔을 것이라는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최근 조선의 근대 지식인들이 자생적으로 수학을 연구했다는 것과 우리말로 된 60여 권 이상의 근대 수학교재가 나왔다는 사실도 하나 둘 밝혀지고 있다. 특히 개화기 수학 교과서의 세제곱근과 삼각함수 내용은 수학교사로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수학 교과서가 신문에 광고하는 베스트셀러였다는 사실은 신선하기도 했다.

최근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가 번역이 되면서 당시의 에피소드가 영화와 드라마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그 안에 세종과 세조 때의 수학과 관련 내용도 있어 이것이 전통수학 콘텐츠로 소개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여러 교수님들의 연구 활동으로 우리 수학자의 생애에 관련된 기록도 밝혀지고 있는데 이것을 보면 우리 전통수학도 하나의 문화코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된다.

2017년 9월에 김해수학체험센터, 12월에 경남수학문화관, 내년 3월에는 진주수학체험센터가 개관된다. 우리의 전통수학이 수학체험센터와 수학문화관의 멋진 콘텐츠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