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항공기 소음 전광판’ 도입 시급

2017-05-22     경남일보
공항주변의 항공기 소음 피해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특수소음으로 분류되는 항공기 소음은 금속성 고주파음으로 상공에서 발생하는 충격음이기 때문에 다른 소음에 비해 피해 범위가 넓다. 일정 수준 이상의 항공기 소음에 장시간 노출되면 만성적인 불안감과 신경계통 손상을 입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한 경우 난청을 만들고 만성 소화불량증을 가져다준다. 심하지 않더라도 소음에 오래 노출되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정부가 김해신공항에 기존 활주로와 V자 형태로 신설될 새 활주로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항공기 소음 최대 피해지역으로 전락될 위기에 놓인 김해시에 실시간으로 항공기 소음도를 나타내는 전용 ‘항공기 소음 전광판’ 설치 계획은 없다 한다. 앞서 김포공항 이용 항공기 소음으로 민원이 끊이지 않던 서울시는 14년 전부터 항공기 소음도를 나타내는 전용 전광판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김해공항에도 이를 벤치마킹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김해공항의 새 활주로는 서낙동강 쪽으로 건설될 예정이어서 소음 피해지역이 상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김해시가 경남발전연구원에 의뢰한 항공기 소음영향 평가에 따르면 김해공항이 들어설 경우 소음피해 지역은 현재 1.9㎢에서 6배 이상인 12.0㎢로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존 피해지역인 불암동, 삼정동, 부원동, 봉황동 외에 주촌면, 내외동, 칠산서부동, 회현동의 2만7300가구가 추가로 소음지역에 포함된다.

김해신공항의 새 활주로가 증설되면 소음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 터져나오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그런데도 대책수립을 위한 뚜렷한 움직임이 없다. 현재도 소음피해에 시달려온 인근 주민들은 “밤낮으로 겪는 항공기 소음이 천둥소리처럼 들릴 때도 있다. 지금보다 비행기가 더 뜨면 못 산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김해공항에 항공기의 기종별, 발착횟수, 시간대 등을 종합해 산출한 평균값을 알 수 있는 소음단위인 웨클(WECPNL)로 표시하는 ‘항공기 소음 전광판’ 도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