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창] 평화기림상에 받친 말린 장미꽃

2017-05-24     박도준

 

진주교육청에 서 있는 평화기림상. 살짝 돌린 얼굴과 맨발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이 강제로 끌려 갔음을 상징하고 있다. 불끈 쥔 오른손은 일본의 사죄를 받아내겠다는 굳은 의지, 왼손 비둘기는 평화를 바라는 염원이다. 번영로 시인은 논개에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 깊다’고 했는데, 일본은 그 뜻을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다, 풀지 못한 저 청동보자기의 의미를. 미간을 찡그린 표정은 제국주의의 부활을 끈질기게 추구하는 일본을 향한 것인 동시에 그때를 잊고 사는 우리를 향한 것은 아닐까. 그 마음을 아는 듯 누군가가 ‘양귀비꽃보다 더 붉은 그 마음’ 변치 말자고 장미 드라이플라워를 가져다 놓았다. 보자기와 흰꽃다발 사이에.

박도준 (지역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