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의 말숲산책] ‘반증’은 반박·부정 증거

2017-05-23     허훈
‘반증’의 뜻은 무엇일까. 문장에서 ‘반증’이 잘못 쓰이는 경우가 종종 있기에 갖는 의문이다. 다음 오용 사례를 보자. “이 집 군만두는 자세히 보면 모양이 다 다르다. 기계가 아닌 사람 손으로 빚었다는 ‘반증’이다. 비록 어머니의 손은 아니지만, 기계가 뱉어낸 만두가 아니라 사람 손으로 빚은 만두를 먹고 싶은 건 누구나 다 똑같은 모양이다.”(반증→증거) 무엇을 증명하기 위해서 제시하는 것은 모두 ‘증거(證據)’이다. “확실한 ‘증거’를 찾아내다.”가 그 예이다.

‘반증(反證)’은 어떤 사실이나 주장이 옳지 아니함을 그에 반대되는 근거를 들어 증명함. 또는 그런 증거란 의미다. “우리에겐 그 사실을 뒤집을 만한 ‘반증’이 없다./그의 주장은 논리가 워낙 치밀해서 ‘반증’을 대기가 어렵다.” 등의 쓰임처럼 ‘반증’은 어떤 사실을 증명하는 주장이나 증거에 대하여 그것을 반박하거나 부정하기 위해서 내놓는 증거를 말한다. 그리고 ‘방증(傍證)’은 ‘사실을 직접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되지는 않지만, 주변의 상황을 밝힘으로써 간접적으로 증명에 도움을 줌. 또는 그 증거’를 말한다.

‘방증’은 “그녀가 이번에 발견한 자료는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방증’해 줄 만하다./제 주장에 대한 근거는 이 책에 ‘방증’되어 있다.”처럼 쓰인다. ‘반증’과 ‘증거(증명)’, 그리고 ‘방증’이 문장에서 제자리를 찾아가지 못할 때가 적지 않다. 세 낱말의 뜻을 간추리면, ‘반증’은 반박·부정 증거이고, ‘방증’은 간접적 증명이다. ‘증거’는 증명 근거라고 알아두면 된다.

허훈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