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혼자 먹는 밥

2017-06-21     경남일보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혼자 먹는 밥


한솥밥 먹은 지 8년

엄지가 떠난 뒤로 까꿍이도

밥맛을 잃은 것 같다



-김영주(시인)





곁을 잃어버렸다. 사람 나이로 50년을 동고동락했다는 얘기다. 어떤 이유에서든 곁이 사라졌다는 것은 고독한 감정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고독의 본뜻을 헤아려보면 고(孤)는 어려서 부모를 잃은 사람이고, 독(獨)은 늙어서 자식이 없는 사람을 말한다. 고로 노인이 혼자 사는 경우에는 독거(獨居)라고 하고, 부모 없는 어린이는 고아(孤兒)라고 하여 엄격히 구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고독하다는 것은 홀로 외로이 지내는 사람을 통칭하며 결국 서로 이끌어주고 기댈 가족이 없다는 뜻이다.

그릇의 밥이 가만 있다. 밥맛이 있을 리 만무하다. 아무래도 얼른 일어나지 못할 것 같은데 저 빈자리를 누가 채워 줄 것인가. 저 곁을!/ 천융희·시와경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