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6월 5일 2면 '동창회'

2017-06-27     박은정


친구가 그리운 계절

‘추억은 방울방울’이라는 정지동작 개그프로가 유행인 적이 있었다. ‘구멍 난 검정 고무신, 책보자기, 고무줄놀이, 공기놀이, 자치기…’ 아련히 남아있는 추억의 단어들이 떠올라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 입가에 미소 지으며 옛 추억을 이야기 하곤 했다.

 경남일보 1960년 6월 ‘진주제일보통학교’ 동창회 광고가 실렸다. 현재 진주교육청 옆에 있는 진주초등학교의 전신으로 1895년 설립된 진주지역 최초의 근대적 교육시설이었다고 한다. 여러 번 개칭을 거듭했으며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교명은 진주중안초등학교다. 1919년 제일보통학교로 개칭했으니 28회 졸업생이면 학교를 졸업한 지 십 수 년 만에 친구들을 만나게 된 것이리라.

 어릴 적 함께 뛰고 뒹굴던 친구들이 빛바랜 흑백사진 속 어렴풋한 기억처럼 간간히 그립고 궁금해지고, 잊혀졌던 얼굴들을 만날 수 있는 게 바로 동창회다.

 오랜 세월 지나 옛 친구를 만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떨리고 설레는 마음일 게다. 그 옛날 까까머리 코찔찔이들이 주름진 얼굴에 흰머리를 얹은 중년이 되어 나타날 테니 말이다.

 어느새 세월을 고스란히 짊어진 흰머리 아저씨 아주머니의 모습에 어색함도 잠시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간 것처럼 시간은 과거로 이어져 그 옛날 코찔찔이들이 하나 둘 되돌아와 웃고 떠드는 것이다.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헤어짐 앞에 다시 서지만 이번엔 훗날을 약속하는 이별이라 기다림의 설렘이 기쁘기만 한다.

 15~16년 전 인터넷에서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옛 추억’을 함께 했던 학교 친구와 선후배를 찾아준다는 ‘아이러브스쿨’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오랫동안 잊고 있던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고 또 그때 만나 결혼까지 하는 행복한 경우도 있었으며, 굳이 같은 학교를 졸업하지 않더라도 아니더라도 함께 어린 시절이나 추억을 공유한 사이끼리 만남을 이어가는 사례들도 얼마든지 있다. 추억은 학창시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