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걱정 마

2017-06-29     경남일보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걱정 마


걱정 마,

걱정 말고 힘내

네가 그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네가 지금 밝은 곳에 있다는 증거니까

-박성우(시인)





지난해 발표한 박성우의 디카시 ‘걱정 마’는 읽을 때마다 힘이 난다. 많은 독자가 진정한 위로를 받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검게 물든 제 그림자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는 연잎 그림자. 그에게 다가가 건네는 시인의 말이다. 아니, 굴곡진 일생을 낱낱이 털어놓은 후 나지막하게 읊어나가는 연잎의 회고록 속 고백체이기도 하다. 모순어법이겠다마는 ‘찬란한 슬픔’이 느껴지지 않는가.



아니면 수면을 뒤덮고 있는 부평초(개구리 밥)에 건네는 말 일수도 있다. 뿌리를 박지 못하고 정처 없이 이리저리 떠다니는 삶의 덧없음을 위로하는 말, “걱정 마!” 올해도 딱 절반이 지났다. 이제 고개 숙이지 말자. 세상의 정면을 바라보기로 하자. 그 외는 온통 ‘흰 그늘’인 것을….

/ 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