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상호 인정 의식 부족 유감 相互 認定 意識 不足 有感
정찬기오(객원논설위원·경상대 명예교수·교육방법정보컨설팅센터 원장)

2017-06-29     경남일보
미국에서 베스트셀러 1위로 7백만 부 이상이 팔린 책이 있다. 토마스 하리스(T. Harris)의 “ I am OK, You are OK” 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인간관계를 네 가지 의식 유형이라고 소개했다. 즉, 자기긍정-타인부정(I am OK, You are not OK) 유형, 자기부정-타인긍정(I am not OK, You are OK) 유형, 자기부정-타인부정(I am not OK, You are not OK) 유형, 그리고 자기긍정-타인긍정(I am OK, You are OK) 유형이다.

일반적으로, 이기적이라고 평가되는 개인이나 집단은 자기긍정-타인부정 유형이다. 자기나 자기의 소속집단이 하는 일은 모두 옳고 상대편이 하는 일은 무엇이든지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유형이다. 매사를 자기 위주로 생각하기 때문에 상반되는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결국, 우월감이나 자만심에 빠져 언제나 상대를 비방하는 부정적인 자세가 되고 만다. ‘I am OK, You are not OK’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극히 이기적이라고 평가되는 사람이거나 자기 이익에 집착하는 정치인들의 공통적인 특징들이라고 할 수 있다. 독선적인 특성이 매우 강한 고집불통일 수도 있다. 자기 아닌 상대가 잘되는 것을 보면 배가 아픈 개인이나 집단의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자신의 것은 그 가치나 중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거나 부정적이면서 남의 것은 좋아만 보이는 유형도 있다. 자기는 불행의 연속인 것 같은데 남들은 무엇이든지 쉽게 되는 것 같이 느끼는 경우다. 이러한 의식은 질투심이나 피해망상증, 무기력감이나 열등감 등에 사로잡혀 자신의 삶을 부정적으로 살게 된다. 즉 ‘I am not OK, You are OK‘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부정적인 자기개념에 대한 교정이 절실히 요구됨은 물론, 별도의 자아정체감 교육이나 긍정적인 자존의식 교육 등이 필요한 경우이다.

또 다른 유형의 의식은 자신이나 타인 모두에게 부정적인 의식이다. 나도 별 볼일 없는 존재이고 상대방도 별 볼일 없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양비론 자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계속되는 실패로 모든 일을 체념하게 되거나 종국에 가서는 파괴적인 인간이 되기도 한다. 절망과 좌절로 동반 자살 또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복수 심리를 갖게 되기도 한다. ‘I am not OK, You are not OK’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이판사판 이거나 막가파도 될 수도 있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가장 권장할 만한 바람직한 의식 유형은 자기에 대해서도 긍정적이고, 타인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유형의 의식이다. 이는 가장 이상적인 의식으로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이나 공동체, 그리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갖게 되는 인성교육의 지향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현상이나 대상을 아름답게 보는 동시에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만족하며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결국 자신도-상대도 행복한 인생을 살게 되는 ‘I am OK, You are OK’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상호(相互) 간(間)에 인정(認定)하는 의식(意識)이 지극히도 부족(不足)한 현 시점에서, 개인 간, 남녀노소 간, 정치집단 간, 국가 간에 요구되는 의식은 상대편의 입장이 되어보아야 한다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의식이나 함께 성취할 수 있는 Win & Win 의식, 나아가 서로를 모두 인정하는 All is OK 의식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