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 비
변옥윤(객원논설위원)

2017-07-03     경남일보
봄 가뭄이 심해 농민들의 가슴이 타들어 갈 즈음에 장마가 시작됐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점차 세력을 확대해 한반도 주변에 접근하더니 전선을 형성, 마침내 비를 뿌리기 시작한 것이다. 거북등처럼 말라 갈라진 논바닥으로 때마침 내린 빗물이 깊숙이 스며들어 농민들의 가슴을 촉촉하게 적셨다.

▶장마는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이, 길지도, 짧지도 않게 적당량의 비와 적당한 시기에 끝나야 한다. 옛말에 삼년 가뭄 끝은 있어도 석달 장마 끝은 없다고 했는가 하면 매일 장마에도 하루만 비가 더 왔으면 한다는 말도 있다.

▶가뭄이 계속되고 대기 속의 미세먼지의 농도가 잦아지자 중국에서는 인공강우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미세먼지는 사막지대의 모레먼지와 대도시 공업지역의 산업미세분진이 섞여 이제는 재앙의 수준에 달해 공해중의 공해로 대두되고 있다. 관련 질병의 심각성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이다.

▶장맛비가 미세먼지의 공포에서 벗어나도록 한반도의 하늘을 깨끗이 씻어 내렸으면 좋겠다. 녹조로 가득한 4대강의 수질이 개선되고 밑바닥을 드러낸 저수지에도 물이 가득차 생기를 불어 넣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장맛비에는 돌도 자란다는 말처럼 모든 농작물, 바다의 수산물들이 새 힘을 얻길 기원한다. 지나침이나 모자람 없이 적당히.
 
변옥윤(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