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변화는 불법적인 행동을 멈추게 한다

박현영 기자

2017-07-31     박현영
사소한 문제점을 방치하게 되면 사람들은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생각에 불법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진주 상평공단지역 집 앞 담벼락에 밤마다 쓰레기가 버려진다는 제보를 받고 퇴근길에 공단지역 곳곳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내 집, 내 공장 앞이어서 내놓았던 구조물이었다. 공장의 살림살이가 많아진 탓에 사용면적이 좁아져 도로가에 내놓았던 구조물에 사람들이 오가며 밤마다 생활쓰레기를 버리는 장소가 된 것이다.

취재 중 제보자는 민원을 넣어 길가에 있던 구조물은 해당 공장에, 쓰레기는 시에서 수거해 감으로써 문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몇 발자국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여전히 비슷한 문제들이 산재해있다.

취재를 하면서 알게 된 또다른 문제점은 지정된 장소·요일에 쓰레기를 내놓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주택가의 경우 정해진 요일에 내 집 앞에 봉투를 내놓으면 되지만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요일과 상관없이 내놓거나 앞집 쓰레기 옆에 몰래 두기도 한다. 또 이사가 잦은 원룸 밀집 지역은 분리배출장소를 잘 모르는 세입자들이 쓰레기가 쌓여있는 곳에 당연한듯이 쓰레기를 내다 버리기도 한다.

가령 상평공단에 인접한 초등학교에 아이를 둔 학부모의 제보에 의하면 ‘인근 주민들끼리 암묵적(?)으로 정해놓은 장소일테지만 등하굣길에 요일과 상관없이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항상 쌓여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것이었다. 쓰레기 봉투를 사용하더라도 가져다 놔야 할 장소가 마땅치 않는다는 것과 지정된 요일에 내놓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다.

쓰레기 종량제 시행 20년, 이제 문제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사용해서 버리는 것이 아니다. 단속이나 CCTV로 인한 감시 전에 지정된 장소·요일에 버리도록 시민 스스로가 노력해야 한다.

사소한 변화는 사람들의 불법적인 행동을 멈추게 한다. 서로가 님비의 논란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시 곳곳을 함께 가꿔나가는 가치관 확립이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