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판 사노비 ‘공관병’
정영효 (객원논설위원)

2017-08-03     정영효
군대 내 ‘공관병’에게 장성이나 부대장은 물론 그 가족들까지 온갖 갑질을 하고 욕설과 폭행을 일삼아 온 것이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공관병’이란 장성이나 부대장의 공관·관사에서 전화받고, 차 끓이고, 심부름하고, 청소하는 역할을 하는 병사들을 말한다.

▶‘공관병’은 군 복무 중이거나 전역한 대한민국 남자들에게는 ‘따까리’라는 별명으로 더 알려져 있다. 얼마전 육군 문병호 39사단장에 이어 최근에는 박찬주 육군 제2사령부 사령관(대장) 부인이 갑질을 부린 것이 드러나 군대에 대한 실망과 함께 분노감이 커지고 있다. 비단 이같은 인권유린과 만행은 어제 오늘만 아니고, 다반사였다.

▶이들이 갑질한 형태를 보면 구박과 폭행은 예사였고, 가족들의 시중까지 들게 했다. 심지어는 손목에 전자 팔찌까지 채워 밤낮을 가리지않고 호출해 잡다한 일을 시켰다고 하니 얼척없다. 마치 ‘공관병’을 군대판 사노비 처럼 취급했던 것이다. 남의 귀한 아들을 노예 취급한 이들에게 최소한의 기본적 양심이라도 있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공관병’을 현대판 사노비 취급을 한 만행이 밝혀져 비난이 거세지자 국방부가 내놓은 개선책이 더 가관이다. 공관병을 민간인으로 대체하겠단다. 공관병을 사노비로 못쓰게 하니 국민의 세금으로 군 지휘관의 사생활 편의를 위해 민간인 노비를 부리게 할 수 있게 하자는 게 국방부 개선책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기 위한 개혁이 절실하다. 정영효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