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長短)
정승재(객원논설위원)

2017-08-10     경남일보
길고 짧음을 뜻하는 ‘장단’은 음악의 일정한 폭과 길이로 반복되는 리듬이면서 패턴이다. 전통음악과 서양음악에서 구분되는 그 형태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각색을 이룬다. 여기에는 박자와 빠르기, 강약과 일정한 틀을 포괄한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출까’라는 탄식조의 표현도 그 오묘한 다양성에서 비롯된 말일 것이다.

▶그러한 장단은 세상을 사는 여러 현상을 은유하고 표현하는데 자주 인용되기도 한다. 정치의 복잡다기한 역동성을 비유할 때도, 경제와 사회변동에서의 급변과 일관 혹은 대폭과 소폭 등으로 그 정도를 가늠하기도 한다. 인격체 형성을 다루는 교육분야는 어떤 장단이 바람직할까?

▶폭염의 절정기에 교육자가 될 사명감으로 오랜 기간 연마한 젊은 교육인의 애절한 시위가 가슴을 여민다. 전국 초등교사 선발인원이 지난해의 6할에 불과한 3000여 명으로 줄인다는 정부 방침에 따름이다. 서울은 지난해 기준으로 8분의 1, 경남도 75%정도만 뽑는단다. 좀 덜하다는 중등교원의 경우도 ‘도긴개긴’이다.

▶교원수급 등 교육정책 실패의 단면이다. 전정권 혹은 그 이전, 또 그 이전의 정부를 탓하기도 한다. 교육부와 공무원 정원을 총괄하는 행안부가 서로 삿대질하고 일선 교육청까지 책임 떠넘긴다. 흔히 보는 일이지만 꼴볼견이다. 언필칭 백년대계이어야 할 교육정책의 장단(長短)이 너무 요란스럽다.
 
정승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