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福’
이수기(논설고문)

2017-08-21     경남일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친박 핵심과의 절연을 주장하고 있다. 본격적인 자유당 재건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 관련 논의를 피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로선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 박 전 대통령 제명, 친박 핵심 정리를 통해 한국당을 ‘홍준표 정당’으로 탈바꿈시키는 게 필요하다. 정권 탈환을 위한 ‘홍준표 발 정계개편’을 현실화시키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홍 대표는 “과거 당을 잘못 이끈 점과 보수진영을 궤멸시킨 정치적 책임을 묻고, 책임을 지는 것이 도리”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여론이 있는 것은 알고 있다. 한국당이 그 동정 여론에만 기울어져 선거 치르기는 어렵다. 새롭게 시작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못 박았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 직후 스스로 일찌감치 수치·부끄러움에 책임을 지고 당적 정리가 옳았다. 한국당도 진작 당적을 박탈했어야 했다. 대선 때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도움이 필요해 “출당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 등 뒤에서 칼을 꽂으란 말이냐”고 했던 홍 대표의 출당 도모가 주목된다.

▶헌정사 70년에 11명의 대통령 중 8명이 구속, 망명, 자살, 탄핵 등 비운이었고 3명만 온전했지만 평탄치 않은 말년을 보냈다. ‘대통령의 복(福)’이 없지만 썩은 환부는 과감히 도려내고, 부정한 과거는 정리해야한다. 새로운 미래를 향해 가는 첫걸음이 된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