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의회의 ‘뒷짐’ 의정
2017-08-22 이용구
우선 거창군이 추진하고 있는 ‘거창법조타운’ 건립사업이 수년째 표류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작 의회는 ‘남의 일’처럼 치부해버리고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 최소한 해결의 단초가 될 수 있도록 중재자 역할은 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찬반 주민들과 절충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고 갈등의 종지부를 찍도록 힘써야 할 의회가 유령화된 것이다.
‘유령의회’를 자청한 건 또 있다. 지난 28년간 이어온 거창 연극제가 올해 둘로 쪼개져 개최됐다. 거창군과 육성진흥회측과의 운영 갈등 탓이다. 외지인들은 성대하게 치러지는 것 같은 축제로 인지했지만 뒤늦게 각기 다른 행사라는 사실을 알고 거창군 전체를 비웃었다. 군의회 역시 중재하지 못한 의정활동에 비웃음의 대상에서 예외일 순 없었다.
이렇다보니 군민들 사이에서 의회 무용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거창군의 최대 현안들이 항상 집단간 대립으로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데 이를 중재하지 못하는 의회를 도대체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정말 판단이 안 선다는 지적이다. 물론 의회가 구태여 군정의 ‘잡음’에 끼어들어 이쪽저쪽 모두 심경을 건드릴 게 있냐는 반문도 이해는 된다. 그렇더라도 군정을 견제하며 군민의 대변자인 의회가 어느 쪽이든 잘못된 처사라고 비춰지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길잡이 임을 잠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용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