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자 없던 지하 2층서 최초 폭발 추정"

STX조선 폭발사고 수사본부 감식결과 브리핑

2017-08-22     이은수 기자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 폭발 사고와 관련, 해경수사본부가 최초 폭발 지점이 작업자가 없던 지하 2층인 것으로 추정했다. 해당 층은 깨진 방폭등(폭발을 방지하는 등)이 발견된 곳으로, 전날 1차 현장 감식 이후 폭발 원인으로 지목된 전기적 요인에 의한 사고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수사본부는 22일 창원해경 5층 회의실에서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 기관과 1차 감식을 한 결과를 설명했다. 수사본부는 3개 층으로 구성된 내부탱크 중 지하 2층에서 폭발이 최초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탱크 내부에 설치된 방폭등 4개 중 유독 지하 2층에 있던 방폭등 1개만 겉면이 깨졌고 연결된 전선 피복도 일부 벗겨진 채 발견됐기 때문이다.

수사본부는 숨진 작업자들 발견 위치를 토대로 1명은 지하 1층에서, 나머지 3명은 지하 3층에서 일을 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도 보고 있다.

이처럼 깨진 방폭등이 유일하게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지하 2층에서 폭발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데다 해당 층에 작업자가 없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자 수사본부는 전기 요인으로 폭발이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수사본부는 방폭등, 전선 등 유지·관리 책임은 원청인 STX조선에 있다고 보고 이날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STX조선 관계자 조사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현재 결함 또는 노후화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방폭등, 전선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발견된 스프레이건, 손전등 등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거나, 맡길 예정이다.

한편 금속노조가 이 사고와 관련해 사망자들의 안전보건조치 미시행, 재도급 신분 은폐를 위한 서명위조 등 의혹을 제기했다.

고용부와 경찰은 사실관계 확인, 법리검토 등 수사에 착수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이날 경남 민주노총 3층 회의실에서 STX조선 선박 폭발 사고 배경과 원인에 관한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사고 발생 뒤 확인된 안전보건조치 미시행 사례로 안전보건환경팀(HSE) 인력 축소, 부실투성이 작업 허가, 환기상태 불량, 적정보호구 미지급, 정전기 방호 보호구 미지급, 특별안전교육 미실시, 위법적 다단계 도급 및 숨진 작업자들 서명위조 의혹, 폭발 우려가 큰 방폭등 등을 꼽았다.

특히 금속노조는 기존 회사 측 발표와 달리 폭발 사고로 숨진 작업자 4명이 STX조선 협력업체가 아닌 협력업체가 다시 하청을 준 재도급팀 소속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일 오전 11시 37분께 STX조선에서 건조 중이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안 잔유(RO) 보관 탱크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 안에서 도장작업을 하던 4명이 숨졌다.

이은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