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시각]중학생들에게 한수 배우자

양철우(취재부)

2017-09-06     양철우
밀양 세종중학교 학생들이 ‘작은 평화의 소녀상’을 학생회실에 설치했다는 보도(본지 9월 5일 7면)가 나가자 칭찬이 자자하다. 어린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십시일반의 모금을 통했다는 것과 그리고 올바른 역사 인식 때문이다.

이 학교 학생회장은 평화의 소녀상에 쓰레기를 버린다든지, 낙서를 하는 사람들에게 “역사를 알고 하는 사람인지 궁금하다”고 일침을 가할 정도로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 대견스러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부끄러웠다.

밀양이 어떤 도시인가. “나 밀양사람 김원봉이요” 대사 한 한마디로 밀양사람들에게 뜨거운 피와 자부심을 불러 일으킨 의열단장 약산 김원봉 장군을 비롯한 73명의 독립 서훈자를 배출한 곳이다. 그래서 중학생들에게 한 수 배운다는 자세로 한가지 제안한다.

밀양시는 내이동 해천 주변에 항일운동테마거리를 조성 하는 등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맞물려 지난 2009년 4월께 해천복원사업과 연계가 된다며 내일동 중심가에 24.76㎡ 바닥면적(연면적 59.13㎡)에 지상 4층 규모의 높이 11.6m에 이르는 용의 승천을 형상화한 전망대를 만들었다. 이 전망대를 조성하면서 들어간 예산이 보상비 4억7700만원에다 건축비 2억원 등 모두 7억원 가까이 소요됐다.

당시에도 이 전망대는 공무원들의 과잉출성의 결과물이며, 예산 낭비이자 전시행정의 표본 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런 비난을 받으면서도 강행을 했으면 관리 운영이라도 제대로 하든지, 8년이 지난 현재까지 폐쇄한 채 방치하고 있다. 이 전망대를 적당히 손봐서 소녀상을 설치하자. 일제강점기, 해천의 밀양독립투쟁사, 그리고 소녀상. 공무원들이 이야기하는 해천의 연계성 퍼즐이 맞아 떨어진다. 교육적 가치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