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김해시가 움직일 때

박준언기자

2017-09-21     박준언
김해공항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김해 시민들의 분노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항공기 이착륙 소음에 밤낮없이 시달려 온 시민들이 정부가 김해신공항 건설을 추진하면서 명확한 소음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김해에서 처음 개최된 신공항 소음대책 마련 토론회에서 국토부는 주민들과 ‘소통’을 최우선으로 약속했다. 그러나 8월과 이달에 열린 설명회에서 국토부의 태도는 소음대책 마련을 위한 소통의 노력보다는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로 느끼기에 충분했다. 주민들의 실망감과 분노는 극에 달했고 국토부 고위간부는 설명회 중간 쫓겨나듯 자리를 떠났다. 함께 참석했던 김해시장조차 주민들의 요구로 자리를 떠야했다. 이러한 분노는 정치권으로도 이어졌다. 지난 14일 김해시의원, 김해지역 도의원들은 “소음대책 없는 신공항 건설은 있을수 없다”며 반대의 뜻을 모았다.

이처럼 항공기 소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불’처럼 번지는데 정작 앞장서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김해시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시장은 지난해 신공항이 확정된 뒤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기자회견 후 아직까지 ‘소음’에 대한 공식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김해가 지역구인 김경수 국회의원조차 김해신공항은 정치적으로 결정된 ‘기형적 공항’이라며 재검토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정치적 관계와 이해득실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타는 민심을 살피는 게 우선이다. 지방선거가 1년도 남지 않았다. 시민들은 도로를 넓히고 건물하나 더 올리는 것보다 건설되면 50년 100년 이상 사용될 공항의 항공기 소음에 더 관심이 크다. 이제는 김해시가 나서서 움직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