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소년법 개정 논의 올바른 방향 찾아야
이정준(진주교대 학보사 편집국장)

2017-09-27     경남일보
10대 청소년들의 잇다른 집단폭행 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이번 사건들의 가해자들이 모두 어린 청소년들이라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다. 각 17세와 14세의 학생들이 또래의 학생들을 폭행한 이번 사건들, 과연 이 학생들은 어떤 처벌을 받을까. 법적으로 살펴보면 강릉의 가해자들의 경우 만 18세 미만이기 때문에 처벌을 받지만 성인보다 낮은 형량을 받고, 부산의 경우 만 14세 미만으로 형사 미성년자에 속하기 때문에 형사 처벌을 받지 않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형사 재판을 받게 되었다.

연이은 심각한 폭행사건이 발생하자 많은 국민들이 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청소년의 형량을 낮춰주거나 형법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는 소년법이 청소년 가해자의 방패가 되어주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국민들의 의문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또한 최근 한국에서 청소년이 저지른 범죄들은 청소년이 범죄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이러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크다.

현재의 형사 미성년자 규정은 1953년 형법이 제정된 후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수 년 전과 지금의 아동은 정신적·신체적으로 발달과 발육 속도가 확연히 다르다. 또한 이제 청소년들은 예전과는 다르게 자신들이 처벌받지 않는 점을 잘 알고 있고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악용해 상습적으로 법을 어기는 행위도 적지 않게 하고 있다.

현재 아동의 범죄가 꾸준히 늘어가고 흉악한 범죄 형태의 사건 빈도 또한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에 이에 대한 조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논의는 단순히 가해자를 더욱 처벌하는 것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처벌만 늘려서는 피해자들의 부당함이 해소될 수 없다. 사건과 관련한 전반적인 과정에서 피해자를 보호하고 구체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논의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사태를 본보기로 삼아 올바른 방향으로 이번 형사법이 변화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정준(진주교대 학보사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