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

이홍구(창원총국장)

2017-10-11     이홍구
지난 9일은 ‘남미 혁명가’ 체 게바라가 죽은지 50년이 되는 날이다. 39세의 게바라는 볼리비아에서 생포되어 1967년 10월9일 총살당했다. 50년이 흐른 지금 게바라는 무장투쟁 노선을 실천한 공산주의 혁명가보다는 기존 체제와 권위를 부정하는 저항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게바라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현재진행형이다. 아일랜드 우정본부가 발행한 게바라의 50주기 기념우표는 ‘학살자의 기념우표’는 부정적인 의견과 ‘휴머니즘을 신봉한 순교자’라는 옹호하는 주장이 SNS에서 맡붙어 논쟁을 일으켰다. 2013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입은 게바라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한국 사회 일각에서 게바라는 “자유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불사른 투사이자 리얼리스트이면서 동시에 로맨티스트인 휴머니즘의 화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찬이 허구적 신화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심지어 게바라가 쿠바 반혁명 처벌기관인 ‘라 카바나’ 책임자 시절 수많은 반정부 인사들을 처형하고 강제수용소로 보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엇갈린 시선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그의 이미지가 가장 자본주의적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사진이 박힌 티셔츠와 깃발에서 부터 책, 영화 등 온갖 상품 브랜드가 범람하고 있다. 혁명도 사회주의도 사라진 지금 오로지 체(동지)의 상업적 이미지만 빛바랜 깃발처럼 펄럭이고 있다.

이홍구(창원총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