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끝
변옥윤(객원논설위원)

2017-10-12     경남일보
축제는 언제나 화려하고 뜨겁다. 많은 사람이 모여 즐기고 누군가에게 감사하며 서로 어울린다. 맛있는 것을 나누고 준비된 공연과 퍼포먼스를 만끽하며 공감한다. 그러나 축제는 영원하지 않다. 우리의 유등축제도 이제 끝을 향하고 있다.

▶축제의 끝은 황량하고 쓸쓸하다. 수많은 관중들이 밀려 다니던 거리는 밀물이 빠지듯 인파는 사라지고 적막감이 감돈다. 화려한 불빛으로 수놓았던 남강변은 이제 곧 유등들을 철거하는 손길만 남을 것이다. 내년을 기약하는 것이다.

▶진주의 유등축제는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화려함과 다양성이 압권이다. 올해도 성공적 축제를 예감하고 있다. 끝은 곧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긴 준비기간을 가져라는 의미이다. 차분한 마음으로 축제를 정리하고 내일을 기약할 시점이다

▶1970년대 말 미국의 게임시장을 주도했던 아타리가 가져다 준 쇼크는 충격적이었다. 아타리는 시장이 항상 축제분위기일 것으로 안주하다 1982년 마침내 파산했다. 경쟁력을 잃은 것이다. 호황에 광란했던 종말은 비참했다 그래서 축제는 시작보다 끝이, 그보다는 미래를 준비하는 그 이후가 중요한 것이다. 유등축제는 계속 진화해야 한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