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15세기 불상 속 고려불경 29책 발견

소매에 넣을 수 있는 작은 수진본 등 국보급 자료에 '술렁'

2017-10-16     김상홍기자·일부연합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불좌상에서 국보급으로 평가되는 고려 후기에 찍은 불경 29책이 나왔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원당암 목조아미타불좌상의 내부를 조사해 고려 우왕 1년(1375)에 인출(印出)한 서적 ‘성불수구대다라니’와 고려 후기에 고려대장경으로 찍은 ‘대방광불화엄경’ 28책 등 29책을 찾아냈다고 16일 밝혔다.

소매에 넣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책인 수진본, 성불수구대다라니는 전세계 유일본이다. 불교 경전 내용을 소재로 한 그림 변상도가 특이하고 간행 기록이 분명해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1694년 해인사 승려 숭열(崇悅), 종안(宗眼)이 불상을 중수했다는 발원문도 발견됐다.

조계종측은 성불수구대다라니는 단독으로 국가지정문화재에 지정될 수 있는 귀중한 서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화엄경 역시 고려시대에 인출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둔다.

조계종측에 따르면 화엄경은 목조아미타불 복장(腹藏) 안에 가득 차 있었다. 이 불상은 1983년 불상에 금칠을 하는 개금불사(改金佛事)를 하면서 일부개봉한적 있으나 전적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에서 목조아미타불좌상과 함께 좌우에 있는 관음보살입상과 지장보살입상도 X레이로 촬영해 내부를 조사했다.

이 결과 지장보살입상에서는 금속장식이 있는 족자형 사경(寫經·손으로 베껴 쓴 경전)이 발견됐다. 이는 일본에 있는 고려 사경인 ‘불설대길상다라니경’ 이후 처음 나온 사례다. 관음보살입상에서는 종이 뭉치와 경전 사이에 병풍처럼 접었다 펼 수 있는 책인 절첩본(折帖本)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목조아미타불 좌상을 제외한 좌우 보살입상은 과학적 분석만에만 그치고 신성성을 지키기위해 그대로 두기로 했다고 조계종측은 설명했다.

이번에 조사에서 불상들의 조성 시기는 1490∼1500년일 것으로 추정됐다. 조계종은 문화재청에 삼존불과 전적의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신청했다.

김상홍기자·일부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