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현수막 경쟁

여선동기자

2017-10-17     여선동 기자
정치인이나 정치지망생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8개월 여를 앞두고 도로의 목 좋은 곳에 경쟁적으로 내건 현수막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이는 지난 기나긴 추석 연휴 지역민이나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들에겐 이번 최장 10일간의 연휴는 평소 일상생활에 쫓겨 정치를 등외시하는 사람들에게 추석연휴을 맞아 얼굴과 이름을 알리기에 더 좋은 기회였다. 목이 좋은 곳이라면 이곳저곳 아래위 가리지 않고 내건 현수막은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운전자들의 시야를 가려 교통사고 위험까지 초래하고 있어 이전하거나 철거해야 한다. 특히 사람의 왕래가 빈번한 곳의 가로수에 긴 줄로 칭칭 감겨 있어 흉물스럽기까지 하다.

이들 게시자 대부분은 내년 6·13 지방선거 출마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로 추석 명절을 맞아 인사문구를 담은 현수막으로 인지도를 올리려는 것이다. 그 내용을 보면 다양하다. ‘온가족이 함께하는 한가위 되세요 ’, ‘보름달처럼 풍성하고 넉넉한 한가위 되시길 바랍니다’와 같은 인사말 아래는 누군가의 이름이 함께 보인다. 일부는 얼굴 사진도 함께 넣었다.

이를 두고 지역민이나 귀성객들의 반응은 천차만별이다. 내년에 출마할 사람이 저 사람이야, 허 저 사람도 또 도전하네, 저 사람은 뭐 했던 사람이고 무슨 당인데 등의 관심을 보이며 추석연휴 화두가 되기도 했다.

이런 측면에서 현수막 게시는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무분별한 현수막은 미관을 해치고 교통사고 위험까지 초래하고 있어 자제해야 한다. 무조건 얼굴을 알리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것은 정치인의 자질 문제이다. 지역민의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이 같은 작태는 근절되어야 하고 이런 정치인들을 뽑지 말아야 한다. 정치인들의 낮은 자세와 세세하게 민심을 살피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