맬더스의 우등생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2017-11-14     경남일보
맬더스의 인구론을 불식시킨 것은 농업의 발달이었다. 식량생산이 인구증가를 감당하지 못해 기아와 범죄로 인간사회가 궤멸할 것이라는 맬더스의 경고는 빗나갔다. 그는 농업이 이처럼 발달할 줄 예측하지 못했고 농업생산은 인구증가를 감당하고도 넘쳤다.

▶지금도 기아와 빈곤이 사라지진 않았지만 인구론이 제기된 18세기에 견줘선 오히려 풍요를 구가하고 있다. 성적 난행을 자제하고 결혼적령기를 늦추는 것이 대안으로 제시됐고 신인구론자들은 산아제한까지 등장시켜 피임기구와 약물을 발달시키기도 하는 등 인구론이 경제학의 바탕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인류는 물을 가두고 비료와 농약을 개발, 농산물의 생산량을 늘리고 기술을 발달시켜 우량화, 다품종화하고 최근에는 맛과 기능을 갖춘 농산물을 개발하고 기르는 축산과 수산으로 자연상태의 생산한계를 극복하는 농업혁명을 이뤄 인구증가를 앞질렀다.

▶3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는 심각한 ‘인구론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최강의 농업선진국이 되어 먹거리는 넘쳐나지만 오히려 인구는 줄어들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대학이 문을 닫는 등 폐교가 줄을 잇고 노동시장은 일본처럼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 맬더스의 우등생이 된 결과물이다. 인공지능과 외국인유입이 답이 될는지 모르지만 미래세대를 위한 준비는 지금 해야 한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