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權力)의 업행(業行)
이수기(논설고문)

2017-11-15     경남일보
‘권력(權力)의 권(權)’은 저울추라는 뜻이라 한다. 남을 지배하여 강제로 복종시키는 공인된 힘이 권력이다. 권력을 잡으면 분수를 모르고 설치다가 낭패를 당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공인된 힘이기 때문에 권력을 잡은 사람이 힘을 행사하는 기간에는 잘못인줄 알고도 시키는 대로 하면 차후에 탈이 날 우려가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따르는 경우가 많다.

▶정치판이 요동치면서 나는 새도 떨어뜨릴 정도였던 전정권의 실세들이 구속되는 엄연한 현실 앞에서 정치권력의 무상함이 저절로 느껴진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과 파면에 이어 청와대수석 등을 지낸 실세들이 비리혐의로 줄줄이 구속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고 비탄감을 느끼게 한다.

▶권력은 쟁취하기도 어렵지만 유지관리 하기는 더욱 더 어렵고 내려온 후는 더 어렵다. 권력은 누리고 있을 때는 권력자와 그 주변인들까지 황홀하다. 그 보물단지 같았던 권력이 정점을 찍고 내려온 후 사람을 망가뜨리는 애물단지로 전락될 때는 부메랑이 되기 십상이다.

▶사정 기관도 권력의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때는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권력추가 서산에 넘어갈 즈음, 넘어간 후에 칼날을 여지없이 들이 댄다. 자기가 지은 업행(業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 받게 마련이다. 대통령에 권력이 집중된 소위 ‘제왕적 대통령제’가 문제의 발단이라는 주장도 있다.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