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이 건전하게 놀 자리부터 만들어야

2017-11-26     경남일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고3 수험생들의 심신을 짓눌러 왔던 2018학년도 대학수능시험이 끝났다. 올해는 포항 지진으로 대입 사상 최초로 수능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져 수험생들에게 주어진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D-day 365일을 정해 놓고 오직 이날에 모든 초점을 맞춰 모든 것을 쏟아붓던 수험생들에게 수능 연기는 참 힘겨운 나날들이었다.

긴장과 스트레스가 컸던 만큼 수능이 끝난 지금 수험생들은 입시지옥의 해방감으로 그동안 억눌렀던 10대들의 열기를 표출하고 싶은 마음과 동시에 갑자기 할 일을 잃어버린 허탈감, 상실감 등이 겹쳐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해마다 수능이 끝나면 일부 수험생들의 이탈이 있었다. 학칙을 어기고 지각, 머리염색은 다반사이고 음주, 흡연, 고성방가, 싸움 등 소란을 일으키곤 했다. 대학 입학까지 여러 절차들이 남아있지만 수험생들은 목표가 갑자기 사라지고 해방감을 주체하지 못해 일어난 일들이다.

이러한 수험생의 우울감과 허탈감을 해소하는 데에는 부모와 사회의 역할이 크다. 그러므로 학생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성적의 높고 낮음을 떠나 격려하고 다독여야 한다. 대화하고 소통해 입시준비로 하지 못한 취미·문화생활을 즐기도록 유도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수험생들이 즐기고 끼를 발산하는 공간을 교육청, 학교, 지자체를 비롯해 우리 사회에서 만들어 한다. 유해업소 단속도 중요하지만 유해업소에 가까이 가지 않도록 열린 마당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 시기에 누구나 쉽게 빠지기 쉬운 이탈을 방치하면 수험생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에 크나큰 악영향을 미친다. 대입이라는 목표를 향해 열심히 공부하며 인내해 온 수험생들에게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면서 건전하고 자유로운 시간을 즐기도록 부모와 사회가 힘을 합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