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정권 실감케 하는 국토부

박준언기자

2017-11-25     박준언
정권이 바뀌긴 바뀐 모양이다. 애타게 불러도 꿈쩍 않던 국토부가 먼저 만나자는 제의를 하니 하는 말이다.

지난해 국토부는 영남권신공항 입지를 밀양·가덕도가 아닌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했다. 곧이어 신공항 건설 예비타당성 조사에 착수해 비용대비 편익비율이 기준인 1에는 못 미치지만 사업성이 있다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결론을 내렸다. 국토부의 일사천리 진행은 1976년 김해공항 개항이래로 40년간 항공기 소음에 시달려 온 김해시민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결정이었다.

더욱이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도 김해시민들이 당하는 항공기 소음 피해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김해시는 김해공항 확장 결정 때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국토부에 소음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부산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였다. 부산시, 부산 상공계, 부산 정치인 등이 공항 건설과 관련해 요구가 있을 때마다 국토부는 먼 길 마다않고 부산에서 자리를 마련했다. 참다못한 김해시민들은 소음대책 없는 신공항 ‘반대’·‘백지화’를 주장하며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그래도 미동조차 없던 국토부는 여당이 된 지역의 유력 국회의원들의 말 몇 마디에 처음으로 김해를 찾았다. 8월과 9월 잇달아 김해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하지만 진정성이 의심스러운 이들의 방문은 환영받지 못했다.

기대를 가졌던 시민들은 국토부 관계자들이 소음용역을 진행 중이니 기다려 달라는 원론적인 말로 일관하자 설명회와 간담회를 파행시켰다.

그런데 최근 국토부가 먼저 김해를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 그것도 시민들이 요구한 소음과 안전문제 용역 자료들을 들고서. 국토부는 오는 28일 마련된 자리에 김해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진정성 있는 답을 들고 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