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단체장, 재선·3선 떼 논 당상
이수기(논설고문)

2017-11-29     경남일보
지방자치단체장은 첫 번째 되는 게 힘들지 한번 당선되면 두 세 번 하기는 쉽다. 일과가 선거운동이나 다름없고 자기 돈 안들이고 얼마든지 유권자를 접촉, 지지세력으로 만들 수 있다. 예산 편성권을 갖고 있어 주민들이 요구하는 숙원사업 정도는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쉽게 해결해 줄 수 있다. 관변단체들은 예산을 지원 받는 관계로 선거 때 알게 모르게 단체장을 도와준다.

▶단체장을 ‘지역에서 왕(王)이다’는 말도 한다. ‘광역단체장을 중(中)통령’, ‘기초단체장=소(小)통령’이라는 말까지 생겼겠는가. 인사권, 예산편성권, 인·허가권을 가진 단체장은 무소불위의 힘을 갖고 있다. 공무원도 단체장 앞에서는 입바른 소리를 할 수 없다. 눈밖에 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인구 5만여명의 군단위는 공무원이 600명 정도로 많아 공직자들이 조금만 신경을 쓰면 얼마든지 현직단체장을 직간접으로 도울 수 있다. 농촌은 노인들이 많아 공무원이 대민 접촉과정에서 현직단체장을 은근히 홍보하면 표심이 쏠리게 돼 있어 현직 프리미엄은 무시 못 할 수단이다.

▶민원서류가 반려된 사항 중 결격 사유가 없는 합법적인 사항도 ‘단체장이 노(No)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는 하소연도 본다. 그래서 현직 단체장은 특별한 잘못이 없으면 재선, 3선은 떼 논 당상이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