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시대에서 지혜의 시대로 가야 한다
오세재(국제마인드교육원 교육위원)

2017-11-29     경남일보


문학박사였던 양주동 박사는 1인칭, 2인칭, 3인칭을 배우기 위해 10리가 되는 눈길을 걸어 학교를 찾아갔는데, 교장선생님마저 알지를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신식교육을 받은 젊은 교사가 1인칭은 나요, 2인칭은 너요, 3인칭은 ‘우수마발’이 다 3인칭이라고 했다. 그런 시대도 있었다. 그러나 정보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 IQ순위에서 1위인 대한민국, 하지만 많은 국민은 불만과 우울증으로 살아가고 있다. 지식위주의 교육의 한계점이다.

고등학교까지는 수학능력시험에서 세계 1위가 한국이지만, 대학 진학후의 진정한 학문의 세계에서는 그렇지 못한다. 한국도 철학이 담긴 교육이 필요하다. 더욱이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인공지능은 스스로 학습을 통해, 지식을 습득한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능을 이미 추월했다. 이세돌, 커제가 알파고와 벌인 바둑대결에서 무한대로 폭풍 성장하는 인공지능 앞에 인간의 존재의 의미는 어디에다 두어야 하는가. 전 세계 인구의 0.2%도 안 되는 유대인들이 전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라이마스가 쓴 ‘유대인의 엄마의 힘’을 읽어보면, 그들의 육아에 생존철학이 숨겨져 있다. 아이를 위해 없는 시련도 만들어 내는 좌절교육법이 그렇다. 유대인들은 머리를 키운 것이 아니라 마음을 강하게 키우는 교육을 했던 것이다. 유대인의 평균 IQ는 94로 세계 순위 33위인데, 노벨상의 42% (순수혈통은 22.3%)를 차지한다. 지식과 지혜의 차원은 다른다. 소크라테스는 지혜에 대해 ‘너 자신을 알라’고 말했다 . 당시 그리스의 소크라테스를 시기했다. 당신이 아는 것이 도대체 뭐기에 우리보다 낫다 말인가를 묻는 정치가들에게 그는 ‘내가 당신들보다 단 한 가지를 더 알고 있을 뿐이다. 그것은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당신들은 그것을 모르고 있다’ 고 했다. 이렇듯이 소크라테스는 지식이 아닌 자신을 발견하는 마음을 말하고 있다.
 
지금은 대한민국의 시대가 왔다. 세계를 지배하는 문화는 대부분은 최강국의 문화가 그 시대를 지배했다. 로마시대에는 로마문화가 세상의 중심이었다. 한국은 미국이라는 최강국을 두고도 K-POP, 드라마 등이 동남아를 넘어 유럽, 아랍세계까지 정복해 가고 있다. 몇 주 전 필리핀 교사 400명을 상대로 인성마인드 교육을 갔었다. 강연 후의 교사들의 반응은 참으로 기이했다. 내가 한류스타라도 된 듯이 나를 둘러싸고, 사진을 계속해서 찍었다. 평생 이렇게 사진을 많이 찍은 적이 있겠나 싶을 정도로 많은 사진을 찍었다. 이들은 왜 이렇게 한국을 좋아하는 것일까.

한국을 좋아하고, 오고 싶어 하고, 배우고 싶어 한다. K-POP의 나라, 세계 6위의 경제 대국, 자랑스런 대한민국에 살면서 고개 숙인 젊은이들을 보면 안타깝다. 이 젊은 청년들이 놀아도 외국에 나가 놀면, 전 세계를 리더할 명석한 대한민국 청년들이 분명하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했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지식의 홍수 속에 살면서, 너무나 마음이 나약하다. 자신을 어려움 속에 던져서 더 강하게 연단해 나가려고 하지 않고, 쉽고 편하게 살기위해 공무원시험에만 목을 매고 산다. 젊은이의 진취성을 잃은 것이다. 지식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시대에 인간다움의 진정한 의미를 어디에다 두어야 하는가. 기독교의 나라 미국의 모든 지폐에는 ‘In God We Trust’ 가 적혀있다. 돈에도 자신들의 철학과 신앙을 새겨 넣었다. 그래서인지 미국은 세계적인 갑부도, 세계적인 자선 사업가들도 많다. 우리 지폐에는 그림만 있는 것이 조금 아쉽다. 우리 선조들의 뛰어난 정신세계와 얼을 새겨 넣을 수도 있을 텐데...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마음을 키워나가는 지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