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비스킷

2017-12-07     경남일보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비스킷

아-
입을 크게 벌려봐
아--
내 어머니도 그랬다
                                 -김임순(소설가)

정답도 없는 ‘문제’를 끝없이 풀어가는 일, 자식을 향한 부모의 책무일 것이다.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는 기본적인 일만으로 끝이 아님을 잘 알지 않은가. 직장을 구하고 홀로서기까지의 과정을 지켜보는 일 또한 만만찮다. 수백 수천(만) 번이고 끓이는 애간장의 농도를 아는지 모르는지 말이다. 그러고 보면 ‘나’ 역시 마찬가지로 그런 부모의 자식이었거늘.
둥지 안에 있는 새끼를 데리고 콘크리트 바닥에서 서성이는 참새의 모습이다. 야생을 잊은 지 오래인 듯, 아마도 대공원 등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곳의 풍경이겠다.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한, 보다 큰 꿈을 가지기를 소원하는 부모의 마음이 담긴 디카시일 때, 아-- 내 어머니도 그랬던 것이다. 극순간을 포착하다보니 영상이 선명하진 않으나 부디 비스킷 하나를 두고 벌이는 쟁탈전이 아니기를…./ 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