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강씨 6대 초상화 한자리에 모였다

조선 문인화가 강세황 증손 ‘강노’ 초상화 미국서 귀향

2017-12-19     김귀현 기자
김홍도의 스승이자 시·서·화에 능해 삼절(三絶)로 불린 표암 강세황(1713∼1791)의 증손자인 강노(1809∼1886)의 초상화가 미국에서 돌아왔다.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하 국외재단)은 미국 온라인 경매 입찰을 통해 구매한 ‘강노 초상’을 19일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 제1강의실에서 공개했다. 강노 초상화는 지난 8일 국내로 들어왔다.

강노 초상화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오면서 진주강씨 은열공파 시조인 강민첨 장군(963~1021)과 강세황의 부친인 강현(1650∼1733)을 시작으로 강세황, 강인(1729∼1791), 강이오(1788∼?), 강노까지 진주 강씨 6대의 초상화가 한데 모이게 됐다.

‘강노 초상’은 조선후기 대표적 문인화가 강세황의 증손인 강노의 71세를 기념해 1879년 9월에 그려진 작품이다. 19세기 초상화 중에서는 드물게 의자에 앉은 자세를 취한 ‘반신교의좌상’으로, 묘사가 매우 사실적이면서도 인물의 고매한 인격과 정신이 잘 표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노 초상’은 국외재단이 국외소재 문화재들의 유통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국외재단은 온라인 경매시장을 상시적으로 사전점검하다가 지난 10월 18일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Savannah)에 있는 에버러드 경매·감정소에 본 작품이 출품된 사실을 확인했고 그림의 가치가 높아 국내로 환수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구매를 추진했다. 국외재단은 입찰 참여 전 문화재적 가치와 진위 여부 등을 확인했고 지난 10월 23일 문화재청 긴급매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온라인 경매에 참여해 같은 달 27일 초상화를 낙찰 받았다.

초상화를 소장하고 있던 사람은 서배너에 거주하는 미국인으로, 미국의 한 가톨릭교회에서 자산처분을 위해 내놓은 것을 샀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정확히 언제 어떻게 한국에서 미국으로 반출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강노 초상’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리·활용될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현재 소장하고 있는 강민첨, 강현, 강세황, 강인, 강이오의 초상과 함께 이번에 환수된 ‘강노 초상’을 다같이 선보이는 전시회를 내년 8월 서화관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해외에서 돌아온 아주 특별한 문화재를 직접 보고 느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귀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