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밀양 정치지형

양철우기자

2018-01-08     양철우

밀양 정치지형이 격량에 휩싸였다. 김용갑 이상조 시대를 이은 조해진 엄용수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느냐, 아니면 이들이 와신상담을 통해 재기를 하느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달 중순께 이들의 명운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김용갑 전 의원과 이상조 전 시장은 각각 3선까지 역임하며 무탈하게 길을 걸었다. 고속도로 개통과 지역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각종 현안 사업을 완성하면서 족적도 남겼다. 이들의 인간적·정치적인 관계까지 논할 것은 없지만, 여하튼 큰 틀에서 민선시대 밀양의 밑그림을 그렸다고 봐야 한다.

김 전 의원의 뒤를 이은 조해진 전 의원은 ‘MB의 1㎜측근’이라 불리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김 전 의원의 짙은 보수색깔에 일부분 식상함이 있었다면, 조 전의원은 젊은 40대에다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사실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래서 옛 밀양대 부지에 대학을 유치하겠다는 그의 공약은 힘이 실렸다. 그러나 이 공약이 흐지부지되고, 중앙무대에서의 활약보다는 지역과의 소통을 소홀히 했다는 평가로 3선 도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 전 시장의 뒤를 이은 엄용수 의원은 2006년 당시 진보정당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밀양에 열린우리당 간판을 달고 밀양시장에 당선돼 전국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엄 의원은 시장시절 ‘나노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나노를 밀양 땅에 처음 알리고 접목했으며, 결국 나노국가산단까지 유치하는 족적을 남겼다. 이를 바탕으로 국회의원까지 쾌속질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당협위원장이 박탈되는 부침을 겪고 있다. 지난 6일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공모가 마감됐다. 엄 의원측은 대리격인 김기철 전 밀양시의회 의장을 내세웠고, 복당이 반려된 조 전의원도 가접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5~6명이 도전에 나섰다. 엄과 조의 화려한 복귀냐,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냐에 따라 밀양 정치지형이 요동을 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