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의 가마우지
변옥윤(객원논설위원)

2018-01-09     경남일보
사진기자의 순간포착은 매섭다. 지난 연말 경남일보에는 남강에서 먹이사냥을 하는 가마우지의 모습이 한 컷 사진뉴스로 실렸다. 눈길이 머문 것은 모처럼 자연과 함께 숨쉬는 것같은 남강의 정겨운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가마우지는 본래 물고기사냥에 능한 새다. 우리나라와 중국 등에서는 가마우지를 훈련시켜 물고기사냥을 하는 풍습이 있을 정도이다. 가마우지가 날아들었다는 것은 남강에 그들의 먹이인 물고기가 풍족하게 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남강이 살아 숨 쉬고 있다니 반갑기 그지없다. 그 강속의 모래무치, 누치, 붕어, 피라미, 쏘가리와 강가 모래속의 재첩 등이 눈에 선하다.

▶남강댐이 들어선 이후 강은 점차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댐으로 인해 식수와 홍수걱정은 덜었지만 강바닥은 시커멓게 오염되고 인위적으로 막아놓은 물길을 따라 흐르는 역할밖에 강은 아무런 구실을 못하고 있다.

▶진주시민에게 남강은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존재이다. 가마우지가 그런 정서를 일깨우고 있다. 남강에 낚시를 드리울 수 있을까. 총죽방란 녹영주(叢竹芳蘭 綠暎洲)라고 읊은 옛 시인의 시가 이제는 허사가 되었으니 아쉽기 그지없다. 그동안 남강을 너무 방치한 것 같아 부끄럽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