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낙하산·전락공천’
이수기(논설고문)

2018-01-11     경남일보
6월 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낙하산·전략공천과 상향식 공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직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방의원의 재신임을 받을 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여야는 2년 뒤 총선, 또 2년 후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지방선거 참패는 그 시나리오도 물 건너간다.

▶여야는 오로지 당선에만 염두에 두고 텃밭에선 지명도가 높은 정치인들을 지역에 관계없이 출마시키려 하고 있다. 게다가 서로 눈치를 보면서 상대 정당이 어느 후보를 내세우는가에 따라 후보를 결정하려는 눈치작전마저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의도 정가에서 떠돌았던 유력 정치인의 ‘지방선거 차출설’은 중앙당이 일부 선거구에 낙하산·전략공천을 하겠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만약 낙하산 공천을 하면 지방선거는 주민 평가가 아니라 ‘중앙당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좌우될 공산이 크다. 당협 지구당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공천갑질’도 문제다.

▶낙하산·전략공천은 지방선거 취지를 역행하는 것이라 그 부작용이 만만찮다. 지방자치의 후퇴를 초래한다. 지방자치의 주인이 돼야 할 주민들이 들러리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세상이 변했는데도 지방자치를 후퇴시키는 낙하산·전략공천의 미련은 시대 흐름을 거스르는 사고다. 주민과 당원의 뜻이 반영되는 상향식이 아닌 중앙당 입맛에 맞는 ‘나쁜 낙하산·전략공천’을 하면 지방자치는 그만큼 병든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