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빠진 경남도지사 경선…불 안 붙네

김경수·김태호 불출마 의지…경선 ‘마이너리그’ 전락 조짐

2018-01-24     김응삼
6·13지방선거 경남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빅매치’와 함께 ‘리턴 매치’를 예상했으나 불발 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지방선거가 앞으로 4개월 정도 남아있어 아직까지 속단하기 어렵지만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태호 전 의원이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서다.

두 사람의 정치적 대결은 2012년 4월 19대 총선으로 ‘김해을’에서 김 의원은 야당인 민주통합당으로, 김 전 의원은 여당인 새누리당 후보로 각각 출마해 맞붙었다. 2016년 4월 20대 총선 때는 김 전 의원의 불출마로 ‘리턴 매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6·13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도지사 후보로, 김 전 의원은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끊임없이 나왔다. 그런데 두 사람은 이번 지방선거에는 관심이 없다는 표정들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6·13 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자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의원이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해야 한다는 차출론이 계속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작업 동력이 지방선거 결과에 크게 좌우될 수 있는만큼 여권이 ‘총력체제’에 나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지방권력 교체로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며 출마를 지속적으로 부채질했다. 그러나 연초부터는 출마설이 조금 수그러들고 있다. 김 의원이 기회 있을 때마다 “김해시민 뜻을 저버리고 의원직을 중도 사퇴하고 출마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김태호 전 의원도 23일 저녁 부산·경남 기자들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 “그동안 중국과 미국에서 많은 공부를 했다”면서 “아직까지(정치 복귀)도 나는 2%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공부를 더 한 다음 진로를 생각해 보겠다. 뭐가 최선인지를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설 연휴를 기점으로 결심이 서면 최종 입장을 밝힐 것”이라면서도 “3월초 독일 방문도 예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2016년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6개월간 유학했고, 지난해 대선이 끝난 뒤에는 중국으로 건너가 지난해 12월22일 귀국했다.

두 사람이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경남도지사 선거는 여야를 막론하고 서로 대안세력 부족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만약 경선을 실시하면 ‘마이너리그’로 전락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공민배 전 창원시장과 권민호 거제시장이 출마를 선언해 뛰고 있다, 두 사람으로 후보 경선을 실시할 경우 흥행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 도지사 후보 경선 흥행 요건은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의 참여 여부다. 만약 한 대행이 집권여당 경선에 뛰어들면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또한, 경선이 3파전으로 치열하게 전개돼 후보자들의 인지도와 지지도를 상승시키는 에스컬레이터 효과를 볼 수도 있다.

한 대행은 지방선거와 관련, “2월 말까지 출마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정가에선 김경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할 경우 한 대행이 도지사 선거에 뛰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유한국당은 인물난을 겪으면서 서서히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홍준표 대표측은 윤한홍 의원에게 출마를 권유하고 있으나 윤 의원의 낮은 인지도와 지지도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 출마를 선언하고 뛰고 있는 인사는 도의원 출신인 강민국 의원, 김영선·안홍준 전 국회의원, 행정가 출신인 하영제 전 농림수산식품부 차관 등이 전부다. 여기에다 김학송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공정한 경선 룰이 지켜질 경우 참여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응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