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없지만 충전소는 '빵빵한 진주?'

입주민 요구에 아파트 설치 늘어…전체 9곳 설치

2018-01-29     강진성
진주시가 전기차 보급에 소극적인 반면 시민들은 아파트 전기차 충전소 설치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전력 공동주택 전기차 충전소 현황에 따르면 경남에는 48개 아파트에 급속 또는 완속 충전소가 설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창원은 의창구 5곳, 성산구 3곳, 마산회원구 4곳, 마산합포구 1곳, 진해구 2곳 등 총 15곳이다.

진주와 김해는 각 9곳에 설치됐다. 양산 7곳, 통영·밀양 각 2곳, 거제 1곳으로 나타났다. 군지역에서는 유일하게 함안(3곳)에만 설치됐다.

인구대비 공동주택 충전소 인프라는 진주가 가장 높다. 진주는 인구 35만명이지만 전기차 보급대수가 누적 12대(관용·복지 7, 민간 5)에 불과하다. 진주시가 민간에 보급한 전기차 대수보다 더 많은 충전소가 설치된 셈이다.

창원은 인구 105만명에 전기차 570대, 김해는 55만명에 101대가 보급됐다. 인구와 전기차 보급대수를 비교하면 진주가 아파트 충전소 설치 보급에 가장 앞서 있다.

아파트 충전소는 입주민들이 한전에 요청하면 설치 가능하다. 한전은 2016년부터 공동주택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을 위해 일정한도에서 무료로 설치해 주고 있다.

아파트 충전소가 전기차보다 많아진 역전현상은 시민 기대와 달리 진주시가 전기차 보급에 소극적인 결과로 풀이된다.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충전소가 있다는 시민 박모(39)씨는 “지난해 충전소가 설치됐지만 등록된 전기차가 없다보니 일반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진주시가 전기차 보급에 소극적이다보니 무용지물이다”고 말했다.

시민 이모(45)씨는 “아파트에 충전소가 생겨 전기차를 구입하고 싶지만 보조금 지원 대수가 적다보니 올해 구입이 가능할 지 모르겠다”며 “사정을 모르는 일부 주민은 사용하지도 않을 전기차 충전소를 만들었다고 불만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진주에 많은 아파트 충전소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전기차에 대한 시민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다”며 “진주시가 전기차 보급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주시 관계자는 앞서 본보 전기차 보도(1월 17일자 1면)당시 “진주는 공용 충전소가 부족해 전기차 보급을 많이 해도 소용없다”고 밝힌 바 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진주시민이 올해 구매계약(사전계약 포함)한 전기차는 1월 말 현재 80건 가량이다. 올해 진주시가 민간에 보급하는 전기차는 27대다.


강진성기자

 
전기차충전소
진주 한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 진주지역에는 9곳 공동주택에 충전소가 설치돼 있다. 인구대비 설치율은 경남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