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이후

이홍구(창원총국장)

2018-02-01     이홍구
최근 주요 외신들은 평창올림픽 이후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음울한 예측을 흘리고 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다음번 전쟁’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북핵에 대한 미국의 무력사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포스트와 파이낸셜타임즈도 북한, 중국, 러시아에 패권을 도전받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선택지가 차츰 좁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정부는 작년 8월말 주한 미국 대사로 내정했던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이자 조지타운대학교 교수의 지명을 최근 철회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빅터 차 교수가 북한에 대한 제한적, 선제 공격에 반대한 것이 지명철회의 주요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외교가에서는 강경파로 분류되는 차 교수가 낙마할 정도로 현재 트럼프의 대북정책이 강경해지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ICBM이 완성되는 마지노선을 올해 3월~4월경으로 본다. 만약 이 시점까지 북핵에 대한 실마리가 풀리지 않으면 극한 상황까지 치닫을 수 있다. 북한의 주요시설을 선제적으로 정밀 타격하는 소위 코피작전((Bloody nose)을 미국은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한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의 핵심은 미국 주도로 지역 헤게모니의 등장을 방지하고 세계질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정책을 뒷받침하는 것은 ‘압도적 힘’과 ‘원칙적 현실주의’다.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과 북은 평창올림픽을 매개로 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그 시도가 실질적 해법이 되지 못한다면 우리는 평창 이후 ‘진실의 순간’을 직시해야 한다.

이홍구(창원총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