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참사 유비무환 정신 필요
임동준(밀양경찰서 중앙파출소 소장 경감)

2018-02-07     경남일보

이 번 겨울은 유래 없는 한파 속에서 화재로 인한 대형 참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망우보뢰(亡牛補牢)’가 반복되는 대형화재사건·사고는 총체적 부실의 인재이다.

최근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던 제천화재사건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밀양세종병원 화재로 많은 사람들이 소중한 가족을 잃었다. 미흡했던 관련 법적제도와 시설물, 안전불감증 등이 원인이 되어 끔찍한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이에 국회에서는 소방기본법, 도로교통법 등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소방기본법 일부 개정안에는 일정 규모 이상 공동주택 건축자로 하여금 소방전용 주차구역을 의무설치토록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이 구역에 주차하거나 진입을 가로막을 경우 100만원 상당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정비했다.

또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의 경우 소방관련 시설 범위를 확대하고, 소방차 등 긴급자동차 통행을 방해할 수 있는 곳을 ‘주·정차금지구역’으로 지정하여 위반시 처벌을 강화하도록 하였으며, 소방시설공사업법 개정안은 방염처리업자의 방염처리능력을 국가가 평가해 공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정비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제도적 정비에 따른 우리의 안전불감증도 개선되어야 할 숙제이다. 경찰과 소방의 신속한 출동에도 불구하고 완연한 불법 주·정차의 현실과 대형화·고층화 되어가며 발전하는 건축시스템에 비해 뒤처지는 안전시설물 설치에 대한 적당주의는 재난 안전에 대해 부주의하고 무관심한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여준다.

화재로 인한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으로 준비하고 재난에 대한 경각심을 가진다면 되풀이되는 사후약방문은 없을 것이다.

 

임동준(밀양경찰서 중앙파출소 소장 경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