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설날 어서 오시개"

2018-02-13     박현영 기자

 

'설날' 듣기만 해도 반갑고 설렌 단어였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귀향길이 귀양길처럼 전혀 반갑지 않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요.

아마도 장미족(장기간 미취업생)·결혼적령기 아들, 딸, 조카들에게는 명절 덕담이 가시가 되어 돌아가기도, 잘 다디던 직장에서 삼팔선(38세 퇴직)·조기(조기 퇴직)·황태(황당하게 퇴직) 당한 큰아버지, 삼촌, 고모 에게는 세뱃돈 받으러 쫓아오는 조카들이 빚쟁이같이 느껴지기 때문은 아닐까요.

물론 부모님 속도 무너져 내립니다. '왜 하필 내 자식이어야 했나…'하는 마음에 말이죠. 어쩌면 그래서 더 모진 말을 하시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2018 무술년 설에는 까치설에 미처 떨쳐내지 못했던 근심, 걱정 모두 정유년에 실어 보내고 서로가 서로에게 주는 지나친 관심보다 '올해도 잘 이겨내자!'라는 의미로 등 한번 토닥여 주는 건 어떨까요.

부디 우리 설에는 함박웃음 짓는 일들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글·그래픽=박현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