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올 A+’ 70대 만학도 특별한 졸업

경상대 원예학과 옥용운씨, 4년 전액 장학금 받아

2018-02-25     정희성
“인생 2모작을 설계한다는 생각으로 재미있게 열심히 공부했다.”

경상대학교 2017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이 지난 23일 국제어학원에서 열린 가운데 72세에 학사모를 쓴 전직 공무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창원시 의창구 동읍에서 야생화갤러리를 운영하는 옥용운(72·사진)씨다. 그는 농업생명과학대학 농업식물과학과를 4년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졸업했다.

옥 씨는 마산시 재난예방과장 등을 거쳐 지난 2007년 2월 마산시 건설국 지방시설 서기관으로 정년퇴임했다. 퇴임 후 그는 귀농을 결심했다. 현재 살고 있는 마을에 토종 야생화를 기르며 체험학습장 등을 운영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짧게 귀동냥으로 얻은 지식과 막연한 의지만으로는 제대로 해낼 수 없겠다 싶어 대학 진학을 결심했고 2014년 경상대 원예학과에 지원해 당당히 합격했다.

“예순여덟 나이에 손자뻘 되는 친구들과 학교에 다녔다. 인생 2모작을 개척한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몰랐다. 어떤 날은 학교 수업 마치고 공부하다가 집에 오면 밤 11시가 넘기도 했다”

옥 씨는 “공부가 재미있었지만 시험기간에는 솔직히 힘들었다. 하지만 4년 동안 공부하는 재미, 수업 듣고 책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 4년 동안 전공과목은 모두 A+를 받았다. 교양과목은 B를 받기도 했지만 전공은 너무 쉽고 재미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동안 옥 씨는 600여 평의 땅에 하우스 4개 동을 지어 토종 야생화 갤러리, 체험학습장 등을 운영하게 됐다.

‘자연처럼 열정으로 일하자’가 좌우명인 옥 씨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고 전했다. 그는 “졸업 후 작은 꿈은, 4년간 익힌 전문지식을 기초로 우리 고장의 토종 종자를 수집해 우리 입맛에 맞는 먹거리 종자를 확보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학위수여식에서는 박사 97명, 석사 441명, 학사 2486명이 각각 학위를 받았다.

정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