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풍토, 새롭게 다듬어져야 한다

2018-03-05     경남일보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개시됨으로써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되었다. 세태를 반영하듯 지난해 정권교체로 말미암아 집권당이 된 민주당 후보가 야당의 자유한국당 소속보다 더 많이 등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기초단체장 등록현황을 보면 과거와 다른 격세지감을 가질 만한 현상이 또렷하다. 후보기근으로 가뭄에 콩 나듯 간헐적 후보만 있던 민주당 인사가 늘어나는 반면, 수십년간 절대 아성을 이룬 자유한국당 후보의 행보가 늦춰지는 듯한 모양새가 나타나고 있음이다.

후보자를 선택하는 투표요인으로 흔히 인물과 정책, 후보자의 소속정당이 주류를 이룬다. 선거 초기에는 이성적 가치가 강조되어 인물을 중심으로 선택한다는 여론이 대세를 이루다가도 종반에 접어들면 소속 정당이 절대적 선택요소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 보편적 양상을 띈다. 특정 정당의 공천으로 막대기만 꽂고 선거운동 없이 당선되는 선거구도 수두룩했다. 그래서 후보자는 중앙당의 낙점에 사활을 걸고 온갖의 무리수를 두기도 한다.

후보자의 사람됨이나 그들의 철학과 정책은 시간이 갈수록 뒷전이 된다. 일종의 속임수가 가미된 중앙당의 슬로건과 선거기획에 함몰되고 기존의 지역정서에 의존하여 선거구민의 뜻이라는 민심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 부작용은 유권자에 대한 후보자의 오만과 거들먹임으로 바꿔치기로 나타나는 것이다.

내 지역의 행정, 의정의 책임자를 뽑는 선거에 전과 다른 관심을 가져야 한다. 더 훌륭한, 더 적합한 사람을 뽑기 위한 배전의 신경을 두어야 한다. 인물과 정책, 정당의 특별한 우열 없이 더 합리적 선택을 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리저리 따지고 골몰하여 좋은 후보를 선택하는 것은 선거후에 나타나는 허탈감, 즉 급전직하된 유권자의 가치를 매우는 미미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선거의 주체는 정당이 아니라 유권자, 우리들이다. 선거풍토를 바꿀 호기로 전향적 결과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