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실수해 아버지 돌아가셨다”

아버지 시신 훼손·유기한 아들 진술

2018-03-05     김영훈
속보=진주에서 아버지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40대 아들에 대해 경찰은 살해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본보 4일자 4면 보도)

5일 진주경찰서에 따르면 A(41)씨는 사체 손괴 및 유기·존속살인 혐의로 지난 3일 구속됐다.

A씨는 지난달 9일 진주시 상대동 원룸에서 함께 살던 아버지(81) 시신을 훼손한 뒤 수차례에 걸쳐 사천 삼천포대교와 부산 태종대 바다 등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훼손한 시신을 바다에 버리기 위해 비닐봉지와 종이가방 등에 시신을 옮겨 담고 택시와 시외버스 등을 이용해 시신을 유기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바 있다. 정신지체장애 3급인 A씨는 지병으로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9년간 돌봐왔다.

하지만 지난달 9일 자신의 실수로 아버지가 숨지자 겁이나 시신을 훼손, 유기한 것으로 경찰 조사 드러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를 간호하다 내가 실수해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라며 “벌을 받을 것 같아 겁이나 시신을 버리려고 훼손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했다는 ‘실수’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다. 특히 이 ‘실수’가 아버지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직접 증거가 될 수 있는 아버지의 시신을 찾기 위해 사천과 부산에서 시신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앞서 경찰은 A씨가 시신을 훼손할 때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도구를 인근 고물상에서 찾아냈다.

A씨의 범행 행각은 지난달 28일 드러났다. A씨는 이날 아버지의 사망 신고를 위해 인근 동사무소를 찾았다. 하지만 사망자의 시신, 사망 진단서 등이 없는 점을 수상하게 여긴 동사무소 직원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A씨는 동사무소 직원이 “아버지 시신을 어떻게 했느냐”고 묻자 “아버지를 화장해서 바다에 뿌렸다”는 등 횡설수설하며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A씨를 추궁했고 A씨는 아버지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하지만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