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세탁기 모터 기술 中 유출 일당 체포

2018-03-06     김순철
국내 드럼세탁기 모터 설계도면을 중국으로 유출하고 모터 생산이 가능한 설비까지 설치해주는 등 산업기술을 유출해 중국 회사에서 국내와 동일한 고효율 제품을 생산·판매토록 한 일당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57)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이들과 함께 기술유출을 도운 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1월께 드럼세탁기 고효율 모터를 제조·생산하는 광주의 한 중견기업 중국 현지법인 연구소장으로 재직하던 중 전체 생산 기종(100여 종 300여 모델)의 설계도면과 제조 관련 핵심 기술자료가 저장된 노트북을 들고 중국 업체로 이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기업의 생산기술부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B(39)씨는 2015년 2월께 퇴사하면서 생산설비 설계도면 및 검사자료 등 관련 파일 5918개를 몰래 가지고 나갔다.

이후 광주에 자동화 설비 제작 업체를 설립한 뒤 중국 현지 사업장에 모터의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생산설비를 구축해줬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던 나머지 피의자들 또한 생산설비 설계도면 등을 빼돌려 A·B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모터는 2003년 국내 자체개발됐으며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연봉 1억6000만원과 항공권, 주택, 차량 제공 등 각종 인센티브를 중국 업체로부터 제의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설비대금 명목으로 A씨로부터 3억원을 받았으며 나머지 일당 3명은 옛 회사동료라는 친분에 이끌려 A·B씨의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중국 업체에서 고액의 연봉을 제시하자 마음이 흔들려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에 따른 피해 회사측 영업 손실은 현재까지 64억원으로 향후 추가 매출손실 예상액은 연간 약 2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대부분의 산업기술 국외유출이 더 나은 연봉과 인센티브라는 개인의 작은 이익 때문에 발생한다”고 말했다.


김순철기자 ksc2@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