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희 기품원장 내정자 내주 취임

1월 퇴직공직자 심사서 ‘불가’ 재심에서 결과 뒤집혀
무리한 대선 보은인사 논란 “취소 한달만에…”

2018-03-08     강진성
지난 1월말 퇴직공직자 취업심사결과 불승인으로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 원장 취임이 무산됐던 이창희(57·육사 40기) 전 대령이 재심끝에 원장에 임명됐다.

8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지난 2월 28일 열린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전 대령은 재심 결과 ‘취업승인’을 받았다. 방위사업청(방사청)은 오는 12일 기품원 진주본원에서 이 신임 원장에 대한 취임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구사일생으로 원장에 취임하는 이 전 대령에 대해 ‘무리한 보은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안보특보와 국방안보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방위사업청에 근무했던 이 전 대령은 1월말 심사에서 업무연관성을 이유로 ‘취업불승인’ 통보를 받았다. 앞서 방사청은 지난해 12월 28일 이 내정자에 대한 취임을 발표했지만 7시간만에 번복했다. 퇴직자 취업심사를 거치지 않은 중대한 절차하자 때문이다.

이 전 대령은 1월 심사에서 불승인되자 공직자윤리위에 재심을 요청했다. 불승인 대상자가 재심을 요청한 사례는 처음이다.

8일 김광진 인사혁신처 취업심사과 사무관은 “(이 전 대령이)당초 심사에서 고려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재심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출석위원 과반수가 찬성해 재심 대상으로 인정됐으며, 재적위원 2/3가 찬성해 취업승인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번 심사에서 새롭게 추가된 내용에 대해서는 “개인신상과 관련된 내용이라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기품원 내부는 뒤숭숭한 상태다. 불과 지난달까지만해도 원장 공모 절차를 놓고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이 전 대령 취임 소식이 알려진 뒤에도 “사실이냐”고 되묻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방사청이 원장 공모절차를 진행했지만 순탄치 않는 과정때문에 기품원이 우스운 모양새가 됐다”고 전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이 전 대령이 이례적인 절차로 기품원장에 결국 임명됐다”며 “누군가에 의해 무리하게 밀어부친 느낌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창희 신임 원장은 방사청 창설에 관여한 뒤 방사청 획득정책과장, 사업분석과장 등을 지냈다. 지난 1월 육군 대령으로 예편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는 대전고 동문이다.

한편 이헌곤 원장 퇴임식은 9일 기품원 진주본원에서 열린다.


강진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