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입
정승재(객원논설위원)

2018-03-12     경남일보
모양이 미끈하여 휑한 벽에 장식품으로도 좋을 요즘의 TV수상기, 그 활용도가 전과 좀 달라졌다. 요즘 젊은이들은 TV를 잘 보지 않는다. 인기 프로그램도 그 ‘엑기스’만을 별도로 편집, 가공하여 전달하는 ‘포털’로 보고 듣는다. 그러니 생명줄인 광고도 방송사를 외면하고 그곳으로 옮긴다.

▶방송의 위상이 폭삭 주저앉게 된 다른 이유도 있다. 정치적 외압에 굴복한 자업자득에서 그렇다. 여야 할 것 없이 역대 정권에서 모두 그랬다. 권력이 바뀌면 권부에 출입하는 기자들도 바꾼다. 금과옥조 같은 정책도 집권층의 입맛에 맞춰 이리저리 새롭게 요리된다.

▶정당은 영입이라는 명분으로 방송사출신 인사를 새 인물로 둔갑시켜 선거에 내 놓곤 한다. 우선 비교적 잘 알려졌으니 쉽게 어필된다. 방송사 대표나 간판뉴스 앵커출신으로 국회의원에 등원한 사람이 두 손의 손가락 수 보다 많다.

▶야당에서 보궐선거용으로 공영방송사 전직 사장과 또 다른 방송사의 앵커출신을 영입했다. 집권당이 된 과거의 야당이 그랬고, 그 이전의 정권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당사자는 할 말 많겠지만 시선이 마냥 고울 순 없다. 정권교체로 탄압받고 차였다고 하겠지만,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한들 한 순간 ‘휙’ 바뀌는 몸가짐이 썩 진중해 보이지 않는다. 유권자 마음이 예전과 같을지 모를 일이다.
 
정승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