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와 성격
신용욱(경남과기대 교수)

2018-03-15     경남일보
며칠 사이 날씨가 갑자기 기온이 오르면서 겨울이 봄을 지나 초여름으로 달려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아침에 출근할 때 보는 앙상한 멀구슬나무 가지와 그 열매는 겨울느낌인데 캠퍼스에 핀 매화를 보면 봄이 맞고 점심시간 학생들의 옷차림은 초여름이다. 흔히들 많은 사람들은 우리나라 계절이 봄 가을이 없어지고 여름 반년, 겨울반년으로 구분돼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제기하기도한다.

과연 3월 초 진주는 계절상 봄일까, 겨울일까 아니면 초여름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하나로 딱 부러지게 말할 수 없는 것 같다.

이와 비슷하게 딱 부러지지 않아서 고민을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사람의 체질이다. 식성으로는 태음인인데 사람들을 만날 때는 소음인 같고, 일할 때는 소양인 같아서 어디 가서 당신 체질이 뭐냐고 물으면 그때그때 마다 다르다. 성격이 어떨 때는 개방적인데 어떨 때는 내향적이기 때문이다.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3가지 본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한다. 인간의 본성은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첫째, 생물학적 본성인 타고난 기질이 있고 둘째, 사회문화적 환경에 의한 사회적 본성. 셋째, 개인의 특수한 본성으로 목표에 따라 발현되는 특성이 있다.

이 가운데 마지막 특성인 ‘목표에 따라 발현되는 특성’은 우리의 성격과 행동에 영향을 미쳐 본래의 성격과 전혀 다른 성격을 만들어내기도 한다고 한다. 즉, 나를 타인과 다르게 구분짓고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은 타고난 성격과 주위 사람들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가느냐’에 의해서 정해진다 라는 것이 캐임브리지 대학 심리학교수인 브라이언 리틀의 이야기이다.

한마디로 사람의 성격은 바뀌는데 그것은 우리의 목표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기질과 사회문화적 환경으로 만들어진 성격이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기보다 우리의 목표와 맞물려서 우리 삶의 영향을 준다고 이해할 수 있다.

타고난 기질과 살아오면서 환경에 의해 굳어진 성격이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어떠한 목표를 꼭 이루고야 말겠다는 확고한 목표가 있다면 내 의지에 의해서 새로운 나를 만들 수 있다고 하니 우리의 목표가 우리를 만드는 게 아닐까?

성격에 대한 고정관념에 잡혀 살거나 성격을 바꿀 수 없을 까 고민하고 있다면 이번 봄에는 삶의 목표를 다시금 설정하여 관행이 아닌 목표에 의해 이끌린 삶으로 변화되어 우리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신용욱(경남과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