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만 쫒는 철새가 아니길

정희성기자

2018-03-18     정희성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의 정치지형이 많이 바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이 수십 년간 이어진 자유한국당의 아성에 균열을 내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일부 기초단체장의 경우 후보를 내는 것조차 힘겨웠다. 광역·기초의원도 자유한국당에 눌려 기를 펴지 못했다. 도의원 55명 중 자유한국당 의원이 48명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 민주당에 후보들이 몰리고 있다. 당원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19일 현재 기초단체장의 경우 8개 시(市)지역에 51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가운데 민주당이 25명으로 자유한국당보다 6명이 많다. 광역과 기초의원 예비후보 등록도 민주당(147명)이 자유한국당(113명)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물론 다수를 차지하는 자유한국당 소속의 광역·기초의원들이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지만 현재의 상황만으로도 민주당은 약세지역인 경남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문제는 민주당에 입당한 후보들의 면면이다. 보수정당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다가 민주당으로 갈아탄 후보들이 적지 않다. 물론 그들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최순실 사태를 겪으며 보수에 실망했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중도’까지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며 자신들의 입당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민주당에 사람이 몰리면서 도내 곳곳에서 기존당원과 새로 입당한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 갈등이 생겨나고 있다. 또 누군 받아주고 누구는 받아 주지 않는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정치를 하면서 탈당을 하고 다른 정당에 입당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양지만을 쫓는 ‘철새’인지 ‘신념’에 따른 판단인지는 금방 판가름이 난다. 공천을 받지 못하거나 낙선 이후 이들의 행보를 보면 알 수 있다. 철새처럼 또 당을 떠날지 아니면 당에 남아 신념을 지킬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