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달곰 50마리

2018-04-16     경남일보
지리산에 멸종위기 야생동물Ⅰ급인 반달가슴곰이 존속에 필요한 최소 개체 수가 매년 꾸준히 늘어 올해 처음 50마리를 넘어섰다.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최근까지 지리산 반달가슴곰 어미 8마리가 총 11마리의 새끼를 낳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리산에 야생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다는 소식은 반갑기 그지없다. 19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지리산에서만 40여 마리씩 잡힐 정도로 흔했으나 거의 멸종단계에서 종복원이 실시되고 있다. 개발에 따른 환경파괴와 오염도 원인이지만 무엇보다 곰쓸개를 노린 인간의 밀렵이 주범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2001년 반달곰의 생태 복원을 위해 사육 곰 4마리를 지리산에 방사한 적이 있으나 이중 한 마리는 결국 사람의 손에 의해 사라진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가 국제환경단체로부터 ‘웅담거래 왕국’으로 지탄을 받고 있을 정도로 과거 곰밀렵으로 악명을 떨쳤던 것도 사실이었다.

▶지리산에는 400마리 정도의 반달곰이 서식이 가능하다는 추정도 한다. 지리산 반달곰이 과거 절멸된 것은 서식환경 훼손보다는 밀렵 때문이다. 반달곰이 살려면 넉넉한 서식공간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도토리 등의 주요먹이감이 얼마나 풍부하냐 하는 게 결정적인 관건이다. 대체적으로 현재로서는 지리산에 대략 200마리 정도의 반달곰이 살 수 있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곰이 살아야 지리산도 사람도 산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