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자립 돕는 ‘열혈 여성’ 최효식씨

“장애 극복한 삶의 열정 나누고 싶다”

2018-04-19     임명진


“여성 장애인을 위한 전용 쉼터와 일터를 꼭 만들고 싶습니다. 그게 제 꿈입니다”

환갑을 앞둔 나이지만 그녀는 참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19일 제38회 장애인의 날(20일)을 맞아 진주시장애인총연합회(이하 연합회)사무실에서 만난 그녀는 잔뜩 쉰 목소리로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진주문산실내체육관에서 지난 17일 열린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는 무려 4000여 명의 장애인과 자원봉사자 등이 대거 참석해 북새통을 이뤘다. 성공적인 행사를 치러낸 주역으로 최효식(58) 씨의 수고도 빠질 수가 없다.

행사를 진행하느라 목소리가 쉰 그녀는 “적극 도움을 준 지역사회의 지원과 관심에 너무 감사하다”는 인사부터 했다.

사실 그녀 역시 장애를 지닌 장애인이다. 20여 년 전 막내를 출산하고 얼마 안 돼 불의의 사고로 지체장애를 안게 됐다.

낙담했지만 곁에서 그녀를 살뜰히 보살핀 남편과 어린 자녀들을 보면서 힘을 냈다. 그때부터 재활에 들어가 2005년에는 장애2급의 중증에서 5급으로 장애급수가 크게 낮아졌다.

주변 사람들도 깜짝 놀랄 만큼 재활에 성공한 그녀는 지인들의 권유로 장애시설에서 재활교사로 근무했다.

지난 2009년부터는 연합회의 일을 돕기 시작했다. 수당도 보수도 없는 일이지만 그녀는 지금까지 장애인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몸이 아픈 장애인은 병원과 연계해 진료를 받게 하고, 생활이 어려운 장애인은 복지재단과 연계해 후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저기서 그녀의 도움을 청하다 보니 과로로 쓰러져 119구급차에 실려 간 적도 있었다. 힘이 들 때마다 남편과 가족의 격려가 큰 힘이 된다고 했다.

그녀는 “제가 사고를 당했을 때 많은 주변 분들의 도움이 있어 이겨낼 수 있었다. 그때 받은 도움을 필요한 분들에게 되돌려 주고 싶다”고 했다.

언젠가는 여성장애인의 위한 쉼터와 일터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그녀는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면서 “장애인분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