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향해 첫발 뗀 남북, 비핵화 마침표 찍자

2018-04-29     경남일보
남북이 70년 분단과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평화 공존의 새 시대를 향한 첫발을 뗐다.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13개 항으로 구성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두 정상은 선언문에서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남북한 정상 간 12시간의 만남은 ‘역사적’ 사실을 통해 ‘분단 70년’의 대립과 반목에서 탈피해 평화와 화해의 첫걸음을 뗐다.

두 정상이 회담을 가진 판문점은 남북이 서로 총칼을 겨누고 있는 분단의 최전선이다. 지구촌에 마지막으로 남은 냉전의 현장이다. 70년간 굳어진 불신과 적대감을 해소하자면 자주 전화하고 만나야 한다. 북은 그간 핵 문제는 미국과 상대할 일이라며 남북대화에서는 핵이라는 말도 못 꺼내게 해왔다는 점에서 남북 정상 합의문에 이 정도 표현이라도 담은 것을 진전이라면 진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지난 70년간 치른 피와 눈물, 안보비용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한반도 평화는 말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평화를 위협하는 최대 걸림돌인 북핵 폐기 없이는 불가능하다. 핵무기를 남쪽의 머리 위에 놓고서 평화를 거론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제 시작으로 과도한 낙관도, 과도한 비관도 금물이다. 현실의 눈을 크게 뜨고 냉정하게 공존공영의 길을 하나씩 밟아가길 바란다.

두 정상의 정상회담에서 첫 단추는 잘 끼웠다. 이제 중요한 것은 두정상회담의 성과를 어떻게 현실에서 구체화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김 위원장도 이날 이야기했듯이 아무리 중요한 합의라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이번 두정상회담은 비핵화를 향한 첫발 뗀 것으로 남북은 비핵화에 마침표 찍어야 한다. 이번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군사적 대치 위험은 현저히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쟁 트라우마가 여전한 남북한 국민으로선 환영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