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로드맵

2018-04-29     이홍구
남북은 27일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명문화 했다.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확인했다’는 것이 ‘판문점 선언’의 핵심이다. ‘완전한 비핵화’의 의미와 비핵화의 일정표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이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높인 것은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력이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북핵 폐기’를 주장해 왔다. 북한이 핵무기 포기를 실행하여 핵 미사일과 관련 시설이 북한에서 완전히 제거됐을 때 제재 해제나 정전협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문제는 트럼프의 선택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상회담으로 조성된 남북 평화분위기는 미국이 강경카드를 빼드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뉴욕타임즈(NYT)는 “일부 분석가들은 김정은의 대남 접촉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항한 일종의 보험으로 언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에 실패할 경우 동맹국 한국과의 균열에 직면할 수 있고 중국이 제재 이행에 주저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이제 공은 미북 정상회담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와 이를 기반으로 한 남북 상호 신뢰구축-평화체제 확립은 대한민국의 숙명적 과제다. 미북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한반도 평화의 로드맵은 우리 스스로 선택해서 걸어가야 할 길이다.

이홍구(창원총국장)